한림성심의료원 소개

[아미랑]갑상선암 극복 후 방사선사가 된 소녀의 이야기

한림성심대학교 2024. 9. 3. 16:17
<아미랑 인터뷰>
갑상선암을 이겨낸 김현경(21·경기도 의왕시)씨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갑상선암을 이겨낸 후, 암 환자들을 정성껏 치료하는 방사선사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의 주치의인 한림대성심병원 유방내분비내외과 서용준 교수와 함께 만나 이야기 나눴습니다.
갑상선암을 이겨낸 김현경씨(왼쪽)와 유방내분비외과 서용준 교수./사진=한림대성심병원 제공

 

목에 생긴 작은 혹… 갑상선암의 증상
김현경씨가 처음 암 진단을 받은 건 2020년 2월입니다. 목에 생긴 작은 혹을 발견한 김씨는 동네병원에 갔다가 “큰 병원에 가보라”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곧바로 한림대성심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정밀 검사를 해보니, 갑상선 1기였습니다. 갑상선 우엽에 4.6cm 크기의 종양이 있었고 오른쪽 여덟 개, 왼쪽 네 개의 임파선 전이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김현경씨는 암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온 몸이 떨렸다고 합니다. 아직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일이었습니다. ‘암은 죽을 병’이라는 생각이 들며 괴로웠습니다. 주치의인 서용준 교수는 당황하는 김씨와 그의 가족을 잘 이끌어주었습니다.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니, 믿고 따라와 달라”는 서 교수의 말에 용기를 얻어 치료 의지를 다졌습니다.

암 진단을 받은 지 보름 뒤인 2020년 2월말, 갑상선을 모두 절제하는 갑상선절제술과 임파선을 절제하는 임파선 절제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이 끝난 지 세 달 뒤인 2020년 5월, 방사선 요오드 치료까지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그 후로는 갑상선 기능 저하로 인한 증상을 개선하는 신지로이드 호르몬제를 매일 한 알씩 복용하고 있습니다.

“가족과 의료진 덕분에 고난 이겨내”
김현경씨가 암 투병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방사선 요오드 치료로 인한 부작용이었다고 합니다. 방사선 요오드 치료는 수술 후 재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방사능을 내는 요오드 동위원소를 사용해 갑상선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입니다. 방사선 요오드 치료로 인해 헛구역질이 나며 식욕이 떨어졌습니다. 밥을 먹다가도 토하기도 하며 후각이 예민해져 학교에서 급식실에 가는 게 힘들었다고 합니다. 암으로 면역력이 저하되다 보니, 전보다 피곤함을 자주 느꼈습니다.

김현경씨는 부모님이 없었다면 힘든 순간들을 이겨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암 진단 직후부터 줄곧 어머니는 김씨 곁에 있었습니다. 특히 요오드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동안, 어머니는 한 달 내내 요오드가 없는 음식으로 도시락을 만들어주셨습니다. 또한 아버지는 곁에서 항상 긍정적이고 행복한 말들만 해줬습니다. 덕분에 김씨는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무사히 회복했습니다.

암과 싸우는 동안, 가족 외에도 김씨에게 큰 힘이 돼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서용준 교수입니다. 암 진단 후 힘들었던 순간부터 식욕 저하로 피로해졌던 방사선 요오드 치료 후까지 서 교수는 항상 김씨를 끊임없이 격려해줬습니다. 김씨는 그 당시를 떠올리며 “암 치료를 받다 보면 걱정과 불안함을 느낄 때가 많다”며 “교수님이 매번 격려하고 안심시켜준 덕에 믿고 열심히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암 이겨내며 ‘방사선사’ 꿈 키워
김현경씨는 현재 한림성심대 방사선과에 3학년으로 재학 중입니다. 오는 12월에 방사선사 국가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투병 생활을 하며 주변의 도움으로 힘을 얻었던 좋은 기억이, 자연스럽게 보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방사선사라는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같은 암 경험자로서 암 환자를 비롯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잘 치료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김씨는 “암 환자들에게 큰 힘이 되는 자랑스러운 방사선사가 되고 싶다”며 “환자들이 저를 보고 삶의 원동력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현경씨>

김현경씨./사진=한림대성심병원 제공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2025년 2월에 완치 판정을 받습니다. 올해 시험을 잘 치르고 완치 판정과 함께 내년 초부터 방사선사로 일을 시작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갑상선암 때문에 힘든 적도 많았지만, 덕분에 보건에 관심이 생겨 방사선사라는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서용준 교수님과의 인연도 특별한 것 같습니다. 하루 빨리 암 환자들의 고충과 궁금증을 해소해드리고 싶습니다.”

-암 진단 전후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암을 극복하면서 제 자신을 성찰하며 한 뼘 더 성장하게 됐습니다. 암 진단 전에는 정서적으로 어리고 철이 없었습니다. 편한 것만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암을 극복하며 현재의 삶에 더 충실해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살리기 위해 애써주신 분들을 보며 인생의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모든 의료진 분들이 저를 치료하기 위해 애쓰신 만큼, 저 역시도 한림대성심병원의 방사선사로 일하고 싶고, 환자들 사이에서 자랑스러운 환우가 되고 싶습니다.”

-암 극복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쓰신 게 있다면?
“건강의 중요성을 일찍 깨달은 덕분에 건강하게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야식을 먹는 습관도 고쳤습니다. 가공된 음식은 최대한 줄이고 건강한 한식 위주로 먹고 있습니다. 또한 처방받은 용량의 약을 잘 복용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아무래도 학업으로 바쁘다 보니, 일상에서 최대한 걸으며 체력도 늘리고 있습니다.”

-이 순간 암과 싸우고 계신 분들께 한 마디.
“포기하지 마세요. 암 진단을 받으면 불안하고 두려워집니다. 저 역시도 암 진단을 받은 순간부터 완치를 향해 달려온 길들이 무서웠습니다. 살면서 한 번쯤은 힘든 일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중요한 건 긍정적인 마음가짐입니다. 희망과 믿음을 버리지 마세요. 뒤돌아보지 말고, 건강한 삶을 위해 다시 뛸 준비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세요.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할 수 있다’라고 되새기면 이 순간이 지나갈 겁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거예요. 힘내세요!”

<서용준 한림대성심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서용준 교수./사진=한림대성심병원 제공

 

-김현경씨의 현재 상태는?
“종양이 깔끔하게 제거됐고, 전이·재발 없이 건강한 상태입니다. 1년 주기로 정기 검사를 실시해 추적 관찰 중입니다. 내년 2월 완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완치 후에도 지금과 같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약만 꾸준하게 복용한다면 오랫동안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실 거라 생각합니다.”

-김씨가 암을 이겨낸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어린 나이에 암에 걸려도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보통 암을 진단 받으면 고민의 늪에 빠져 부정적인 생각으로 무기력해지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특히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현혹돼 생각이 많아져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요. 암을 이겨내기 위해 김씨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치료에만 집중하셨습니다. 힘든 시간들이 많았을 텐데도 암을 이겨내기 위해 그 당시 순간에 집중하며 의료진을 잘 따라 와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내분비내외과 전문의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준비되지 않은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자격증이 없는 조종사가 비행을 하는 것과 동일하게 위험합니다. 무엇보다 실력이 있어야 암 환자들이 의료진을 믿고 치료를 따라올 수 있겠지요. 환자들의 믿음을 위해, 제 모토를 위해서라도 더 나은 치료법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암 환자들에게 한 말씀.
“미리 겁먹고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치료 성적과 예후는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암을 이겨내는 데 암 환자의 의지와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악명이 높은 암종이거나 말기에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치료를 받아 완치 판정을 받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현재의 삶에 집중하시고 정해진 치료를 잘 받기만 하세요. 그러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치료를 다 마쳤다 하더라도 주의할 게 있습니다. 정확한 시간에 처방받은 용량의 약을 잘 복용하세요. 금주와 금연은 필수입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충분히 건강하게 사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