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위한 '벤토' 프로그램, 외국인 환자들에게 정서적 지지
2008년 한림화상재단 설립... 소방관 및 해외 화상환자 지원 펼쳐
지역 내 노인·아동 위한 무료 진료 서비스 등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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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데일리 이호빈 기자] 많은 이들이 이제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중요성을 뜻하는 ESG를 익숙하게 접하고 있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ESG 실천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단순한 형식적인 움직임에 머무르는 기관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치유와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대학병원들은 의료의 경계를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희망을 나누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히 환자 진료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의료 교육, 소외 계층을 위한 의료 지원, 재난 상황에서의 신속한 구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며 진정한 공익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포인트데일리는 국내 주요 대학병원들이 펼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들을 ['사회적' 대학병원들] 기획을 통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한림대학교의료원은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와 더불어, 다문화가족, 암 치료 환자, 화상환자 등 다양한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혁신적이고 포괄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며 국내 의료기관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ESG 경영을 통한 친환경 및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의료를 넘어선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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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숙 벤토. 그는 중국에서 온 결혼이민여성으로 현재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서 중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한림대학교의료원
의료통역부터 정서적 지원까지, 다문화가족을 위한 '벤토' 프로그램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2013년부터 서울시 주관 '다문화가족 출산전후 돌봄서비스'에 참여하며, 외국인 환자와 결혼이민여성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특히 한국어가 서툰 다문화가족이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중에서도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의료통역 자원봉사자 '벤토(Volunteer + Mentor)' 프로그램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벤토는 출산 경험이 있는 결혼이민여성을 중심으로 선발되며, 의료 지식과 통역 기술을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뒤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서 통역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단순한 통역을 넘어 환자들에게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며, 의료 과정 전반에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한림대의료원에 따르면 2024년 12월까지 117명의 벤토가 양성돼 약 1만 673명의 외국인 환자를 지원했으며,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몽골어 등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 : 포인트데일리(https://www.pointdaily.co.kr)
또한 2022년에는 '한림 벤토 의료통역 예약 앱'을 개발해, 환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의료통역을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앱은 의료진과 환자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통역 예약 절차를 간소화하며 서비스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 앱 도입 이후 통역 예약 건수는 2022년 3월~9월 329건에서 2023년 같은 기간 644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병원 측은 앞으로도 다문화가족과 의료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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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화상재단 소방관 트라우마119 아카데미 행사 현장. 사진=한림대학교의료원
화상 치료의 최전선, 국내 넘어 세계로
한림대한강성심병원은 국내 화상 치료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보건복지부 지정 화상전문병원으로서 화상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전문 진료를 제공하며, 화상 환자에게 필수적인 장기적 재활과 심리적 지원까지 아우르고 있다.
고(故) 윤대원 이사장은 "생명을 방치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적자 속에서도 화상 치료와 연구를 지속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8년에는 화상환자 사회복지를 위한 '한림화상재단'을 설립해, 소아 화상환자들을 위한 학업 지원과 화상병원학교를 운영하며 1만명 이상의 환아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소방관 지원 활동 역시 병원의 화상환자 지원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화재 진압 중 발생하는 트라우마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노출된 소방관들을 위해, 한림대한강성심병원은 2023년부터 '소방관 트라우마 119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방관들은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진료와 사회사업팀이 개발한 신체감각치료 기반 정서조절, 인지처리치료 등을 받을 수 있다. 2024년 12월 기준 소방공무원 62명이 해당 프로그램으로 치료받았다. 또 2024년 6월부터 시행한 소방관 마음건강검진 사업으로 1년간 소방공무원 364명이 마음 건강을 챙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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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한강성심병원에서 무사히 치료를 마친 다미르와 엄마가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사진=한림대학교의료원
사회공헌 활동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도 확대되고 있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화상환자들을 돕기 위해 국경을 초월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몽골 환아 다미르 초청 치료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은 심각한 화상을 입고 현지에서 치료가 어려웠던 몽골 환아 다미르를 지난해 5월 한국으로 초청해 무료 수술을 지원했다.
다미르는 2023년 끓는 우유 냄비에 빠져 얼굴과 가슴, 팔에 3도 화상을 입었으며, 몽골에서 여러 차례 피부이식수술을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되면서 걷거나 먹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제적 부담까지 더해진 가족은 치료 지속이 어려웠고, 결국 동대문구의회의 도움을 받아 한림대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받게 됐다.
입국 후 다미르는 즉시 손과 손목, 얼굴에 피부이식 수술을 받았다. 특히 입 주변 흉터를 제거하고 피부를 이식해 정상적으로 식사가 가능해졌다. 재활 치료를 통해 걷는 것도 한결 수월해졌다. 병원은 사회복지법인 한림화상재단을 통해 다미르의 치료비를 전액 지원했으며, 다미르가 몽골로 돌아가기 전 맞춤형 압박옷도 선물했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은 2009년부터 한림화상재단과 함께 해외 화상환자들을 위한 무료 진료와 초청 수술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까지 1105명의 환자에게 무료 진료를 제공했으며, 59명의 환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수술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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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건설 현장을 살펴보는 故 윤대원 이사장(오른쪽). 사진=한림대학교의료원
故 윤대원 이사장의 경영 철학과 인술 보급 노력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장과 한림대학교의료원장을 거치며 의술 보급에 매진한 고(故) 윤대원 이사장은, 1989년 학교법인 일송학원 2대 이사장에 취임하며 한림대학교의료원과 복지관, 한림대학교, 한림성심대학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등을 본격적으로 지휘했다.
그는 '정직은 자유를 불러오며 궁극적으로 행복을 가져온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의료 복지와 인재 양성에 힘썼다.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1999년 한림대학교성심병원, 2013년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을 개원하며, 학교법인 산하에 5개 대학병원을 두는 대규모 의료기관으로 성장시켰다.
또한 1991년부터 한국노인보건의료센터, 성심복지관, 안양복지관 등을 설립하며 사회복지의 지평을 넓혔다. IMF 위기 당시에는 노숙자와 결식아동을 위한 복지 사업을 진행하며, 긴급생계비 지원 제도의 초석이 된 'SOS 기금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도헌 윤대원 이사장은 지난해 6월 25일 오후 4시 20분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의료, 한림대의료원의 따뜻한 발걸음
한림대의료원은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병원은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내 소외된 노인들을 위한 '행복한 노년 돌봄 프로그램'은 고령층의 만성 질환 관리와 정기 건강검진을 포함해 의료와 정서적 지지까지 제공한다. 또한,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건강한 성장 캠페인'은 올바른 식습관 교육과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지역 내 저소득 가정 대상 무료 진료 서비스도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해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계절별로 진행되는 이동형 건강검진 서비스는 병원에 방문하기 어려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의 안전 강화를 위해 소방관 및 응급구조대원들에게 전문 교육을 제공하고, 공공기관과 협력해 응급 상황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관계자는 "의료 취약계층이 건강하고 조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ESG 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포인트데일리(https://www.poin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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